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초계기 추락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온 부대 장병들이 묵념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분향소에는 전날 포항 남구 동해면 신정리 야산에 추락한 해군 해상초계기(P-3C)에 탔다 변을 당한 조종사와 부사관 등 4명의 영정사진이 나란히 놓였다. 1계급 추서한 정조종사 고(故) 박진우 중령,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 전술사 윤동규 상사, 전술사 강신원 상사의 위패도 보였다.
희생자 분향소 찾아온 조문객들

30일 경북 포항시 해군 항공사령부체육관에 마련된 대잠 해상초계기(P-3CK) 순직자 합동분향소에 승무원들의 영정이 놓여져 있다. 해군은 고 박진우 중령, 고 이태훈 소령, 고 윤동규 상사, 고 강신원 상사로 1계급 추서했다. 뉴스1
앞서 지난 29일 오후 1시50분쯤 포항경주공항으로 향하던 해군 P-3CK 해상초계기 1대가 농가 주변 야산에 추락해 폭발했다. 해군 측은 “이날 1시43분쯤 훈련을 위해 포항기지를 이륙한 초계기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기지 인근에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초계기는 이륙 약 6분 만에 급격하게 추락했다. 초계기에 탑승했던 4명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합동분향이 진행될수록 순직한 장병들의 가족과 동료, 조문객들이 조용히 눈물을 삼키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분향소에는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상복을 입고 멍하니 앉아 있거나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부축을 받고 있었다. 동료 군인이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직 너무 어려 상황을 모르는 어린이들만 웃으며 분향소를 뛰어다녔다.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해군 P-3CK 917호기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순직 해군 유족이 위패를 잡고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반인 조문도 받아…1일 영결식
해군은 이날부터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일반인의 조문도 받고 있다. 다음 달 1일 오전 8시에는 해군 항공사령부 강당에서 영결식을 거행하며, 같은 날 오후 4시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봉안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군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나 파편 등 사고 원인과 관련된 자료를 찾기 위해 수색 작업 중이다. 군 당국은 향후 확보한 자료를 통해 교신 내용 등을 파악해 사고 원인을 밝혀낼 방침이다. 하지만 기체 훼손 정도가 심해 추락 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해군 P-3CK 917호기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순직 해군의 동료들이 조문을 마치고 슬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해군은 30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전날 추락한 초계기가 사고 직전인 1시48분까지 해군 포항기지의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했다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 P-3CK의 조종사 박진우 중령(순직 당시 소령)은 “장주 비행에 접어들겠다”는 취지로 관제탑과 교신을 주고받았다. 장주 비행은 활주로 등 항공기가 착륙할 지점 주위를 일정한 형태로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군·경찰, 추락 사고 원인 조사 중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항공사령부 체육관에 마련된 초계기 추락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온 부대 장병들이 헌화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또 인근 주민들의 목격담을 종합하면 사고기는 인근 승마장 부근에서 갑자기 수직에 가까운 급강하를 시작했다. 승마장 바로 옆엔 68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고도가 급격히 낮아진 상황에서 대규모 민간인 인명 피해를 우려한 조종사들이 관제탑과의 교신도 포기한 채 기수를 야산으로 틀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