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NK뉴스는 이날 사안을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1기 재임 때 세 차례 회담했던 김정은과 대화를 재개할 목적으로 친서를 작성했다"며 "수차례 친서를 대면으로 전달하려 했지만 미국 뉴욕의 주유엔 북한 대표부 소속 외교관들이 수령을 단호히(bluntly)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무부는 "잠재적 외교 대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고 백악관은 답하지 않았다고 NK뉴스는 보도했다.
'뉴욕 채널'로 불리는 주유엔 북한 대표부를 통한 북·미 소통이 불통이라는 건 정부 평가와도 일치한다. 외교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북·미 간 소통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줄 친서를 실제로 마련했다면 이는 백악관 내 소수 핵심 인사들이 주도한 비공식 접촉 시도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시도가 당분간 계속된다면 김정은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 북·미 대화가 전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한의 무반응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사실상 대화 조건으로 내걸고 시간을 끌며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취임 당일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부르고 그로부터 사흘 뒤 김정은에게 연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북한에 유화 제스쳐를 보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종전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던 트럼프가 북한으로 눈을 돌려 가시적인 성과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1기 재임 시절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같은해 6월 판문점 회담까지 세 차례에 걸쳐 김정은과 만났다. 트럼프는 1기 퇴임 전까지 김정은과 27통에 이르는 친서를 주고받았고 이를 "아름다운 편지"(beautiful letters)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