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소방본부의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을 통해 일선 소방서 간부 공무원들의 경조사 알림이 소방대원들에게 발송된 내용. 뉴스1
12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남 순천소방서는 지난 9일 ‘전남소방본부 비상발령동보시스템’으로 고위 간부 자녀 결혼식 일정을 소방대원들에게 발송했다. 알림에는 결혼식 일시와 장소, 축의를 위한 계좌번호 등이 적혀 있었다. 같은 날 나주소방서의 한 간부 자녀 결혼식 일정도 같은 방식으로 발송됐다.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은 화재나 재난, 소방대응 단계 발령 등을 신속하게 전파하기 위해 구축된 알림 시스템이다. 전 소방대원이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으로 공유한다. 전남 소방 당국은 비상 상황 시 각 소방대원의 휴대전화로 긴급 상황을 발송한다.
경조사 알림을 받은 일선 소방대원들은 내부 게시판에 “자녀 결혼식을 비상시스템으로 알릴 일이냐” “비상시스템이 개인 알림창으로 전락했다” 등의 글을 남기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본부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소방대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순천소방서는 직원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순천소방서는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을 통해 사적인 메시지가 전달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적 시스템 운영에 대해 더욱 엄격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을 접한 전남소방본부는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의 비업무 목적 전송 금지 조항을 명문화하는 등 즉각적인 개선에 나섰다. 최용철 전남소방본부장은 ‘비상발령동보시스템 부당 사용에 대한 진상 조사’와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조치했다.
전남소방본부 측은 12일 뉴스1에 “일선 소방서에서 간부 결혼식 일정을 비상발령동보시스템을 통해 소방공무원들에게 발송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직원 전화번호가 입력돼 있기 때문에 편의상 시스템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시스템의 사용 목적·대상·내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비업무 목적 전송 금지 조항을 명문화하겠다”며 “또 메시지 발송 권한을 지휘통제부서로 한정하고 발송 이력과 내용을 주기적으로 감사하도록 운영 방법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