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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소셜미디어(SNS) 스타 사이에선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 회의장에서 영어 연설하는 영상이나 글로벌 인맥 등을 과시하는 '엘리트 SNS'가 유행이다. 이러한 과시의 '정점'은 내년 1월 20일 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참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7일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小紅書)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티켓을 포함한 워싱턴 DC 여행 광고가 올라와 있다. 1인당 46만8888위안(약 9015만원)에 판매되는 3박4일 상품은 전용차량으로 이동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또 다른 여행사는 사진 작가가 대동해 인증샷을 찍어주거나 통역이 붙는다고 광고한다. 고가임에도 일부 여행사의 트럼프 취임식 패키지는 예약이 끝났다고 SCMP는 전했다.
앞서 지난 2017년 트럼프 1기 때 대통령 취임 선서식 등 일부 취임행사는 무료였다. 그러나 좋은 자리에서 행사를 보려면 돈이 드는 입장권이 필요했다. 당시엔 최소 2만5000달러(약 2945만원), 최대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한 개인·기업은 취임식 환영 리셉션 행사에 들어가 가까이서 트럼프를 볼 수 있었다. 차이나 데일리는 "2017년 트럼프 첫 취임 당시 중국인 임원들이 취임식 VIP 티켓을 위해 돈을 냈다"면서 주로 중국 사업가·부호들이 트럼프에 대한 호기심, 사업 네트워크 확대 등을 이유로 참석했다고 전했다.
"SNS 과시에 유엔 이용"
최근 중국 인플루언서 중에는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나 상을 받는 사진 등을 올리는 게 유행이다. 미모가 뛰어나고 돈만 많은 게 아니라 지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런 이들을 두고 '유엔 사교계 명사(聯合國名媛)'라는 말도 생겼다.
사교계 명사, 양갓집 규수를 뜻하는 '밍위안(名媛)'은 이제는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도 상류층으로 보이려 애쓰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 됐다. 이들은 명품 가방·자동차·고급 호텔 등이 나온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린다. 그러나 상당수가 실제 소유한 게 아니라 여럿이 돈을 내서 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720만명의 팔로워가 있는 셜리 린(22)이 대표적이다. 그는 자신이 뉴욕대 재학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2일 린은 유엔에서 청소년 리더십과 관련한 영어 연설을 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1주일 만에 '좋아요'를 200만 개 이상 받았다. 한 네티즌은 "린은 멋지고 영어에 능통하며 국제기구에서 연설도 한다"면서 "진정한 엘리트의 전형이며 부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네티즌은 "유엔에서 연설하고 사진 찍을 기회는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뉴욕 유엔 본부 회의실을 빌리는 데는 하루에 2500달러(약 350만원)가 든다. 또한 방문객은 유엔에서 평화유지·인권·지속 가능한 개발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브리핑에 참석할 수 있다. 한 세션당 참석비는 165달러(약 23만원)부터다. 중국 언론들은 "세션은 이미 내년 1월까지 예약이 다 차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 SNS에는 "온라인 엘리트 이미지는 종종 허구로 밝혀진다"면서 "인권, 환경 등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굳이 사진으로 이걸 과시할 필요 없다"는 비판 글이 공감을 얻었다. 한편 셜리 린은 온라인 상의 비판에 코멘트하지 않았다고 SCMP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