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따른 비판 여론을 우려하는 김재섭 의원에게 "탄핵 반대해도 1년 후에 다 찍어주더라"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8일 배승희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 의원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김 의원이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불참 이후 자신에게 전화해 '형, 나 지역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는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며 "그때 나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다'(는 말을 들었고)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인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동미추홀 을'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윤 의원은 "지금 당장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나름"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김 의원에게 "(우리가 윤) 대통령을 모셔왔다. 그래서 지금 손절하고 용도폐기하고 버리는 정치는 비겁한 정치"라며 "이분(윤 대통령)이 명예롭게 이 상황을 탈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 의원들의 몫이다.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열린 비공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본인(윤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해명하고 법적 심판대에서 확실히 (판단을) 받으면서 정말 명예롭게 이 상황을 정리하게 도와드리는 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얘기했다"면서 "(나는) 박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려 했고, 윤석열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재섭 "윤상현에 악화된 민심 전달한 게 전부"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이름이 언급되고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 나간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총장에서 윤 의원에게 악화된 민심을 전달하고 당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 전부"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은 일제히 윤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소리 아닌가"라며 "웃기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단순 의리 문제가 아니라 국가 반역의 문제이자 주권자 국민을 배신한 중범죄 문제"라며 "내란 수괴와 내란 세력을 계속 옹호하면 윤 의원 말대로 되살아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몰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의 홈페이지에서 소속 국회의원들의 사진이 삭제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함께 공유하며, 윤 의원의 발언을 두고 "얼굴도 공개 못 하면서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인식"이라고 비난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전두환의 사위'였던 윤상현이 '전두환의 변종' 윤석열을 옹위하는 게 당연해 보이긴 해도 자신의 불의한 처세가 뭐 자랑이라고 (김 의원에게) 전수까지 하나"라고 비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으나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차 탄핵소추안을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14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8일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탄핵 추진은 계속해서 '목요일·토요일' 일정으로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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