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코리아가 경기 평택 포승지구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를 짓겠단 계획을 철회했다. 사진은 경기 용인시 이케아 기흥점 매장 전경. 사진 이케아 코리아
이케아 코리아가 경기도 평택 포승지구에 아시아 최대 물류센터를 짓겠단 계획을 철회했다. 업계에선 소비 침체에 이커머스 경쟁이 심화하자 대규모 투자 여력이 줄어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케아는 포승지구 물류센터 조성 계획을 철회하고 554억5984만원 상당의 부지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케아는 지난 2020년 온·오프라인 배송 물류를 강화하기 위해 경기경제자유구역 안 포승지구 10만2000㎡(약 3만1000평) 부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 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당시 경기도는 이케아를 비롯한 5개 기업으로부터 총 6억7600만 달러(약 750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알렸다.
이케아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 채널’ 전략에 따라 기존 투자 계획을 수정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규모 물류센터를 외부에 두기보단 각 매장에 물류 시설을 갖춰 온·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케아는 지난 8월 경기 용인시 기흥점 매장에 169억원을 투자해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 당시 이케아는 2030년까지 매장 내 택배 주문 처리 건수를 현재 대비 1.5배 늘리겠단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케아 코리아 관계자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이커머스 중심의 소비 행태 등 리테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해 보수적 관점에서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게 됐다”라며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을 축소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경기 평택시 경기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 포승지구를 조성하는 데엔 지난 2008~2022년까지 총 사업비 7702억원이 투입됐다. 사진 경기경제자유구역청
업계에선 가구업계 불황이 지속하자 이케아의 투자 여력이 줄어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구 제조업의 내수 출하지수는 74.6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분기를 제외하면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13개 분기째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4년 국내에 진출한 이케아는 2021년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에 역대 최대 매출(687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회계연도 6223억원, 2023년 회계연도 6007억원으로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영향 요인으로 꼽힌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빠른 배송을 앞세워 온라인 가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정 전까지 구매하면 이튿날 가구를 설치하는 쿠팡 ‘로켓설치’나 평일 주문 마감 이전 주문 건을 당일 출고하는 오늘의집 ‘오늘출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 시장 경쟁이 온라인 배송 경쟁으로 바뀌면서 ‘가성비’를 내세웠던 이케아의 강점을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