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측 인사는 최근 윤 대통령의 근황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8일 “생각보다 의연히 버티고 있다. ‘나 때문에 고생이 많다’는 말을 전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한달째 관저에 칩거 중인 윤 대통령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경찰 특공대와 헬기 투입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평상시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결연하다”는 것이 공통된 전언이었다. 반면 김건희 여사는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고 한다.
이날 오마이뉴스 TV 영상에 포착된 윤 대통령의 관저 내 모습도 이를 뒷받침했다. 영상 내 윤 대통령은 오후 12시 53분쯤 점퍼를 입은 편안한 복장으로, 경호처 관계자로 보이는 남성 3~4명과 관저 입구로 내려와 주변을 둘러보며 지시를 하는 듯 손짓을 했다. 윤 대통령이 둘러본 곳은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가 인간 스크럼을 짜며 3차 저지선을 구축했던 곳이다. 정치권에선 “야당이 도피설을 제기하자, 보란 듯 자신을 노출해 건재함을 드러낸 것”이란 말이 나왔다. 탄핵소추 이후 윤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도 8일 기자간담회에서 “도피설은 거짓 선동이다. 어제도 관저에서 대통령을 뵈었다”고 말했다.
이날 변호인단의 제안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체포영장 집행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고려한 대응이란 해석도 나왔다. 최 대행은 8일 오후 주요 현안 해법 회의를 주재하며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간곡히 말씀드린다.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들의 부상이나 정부기관 간 물리적 충돌이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도 최 대행에게 수차례에 걸쳐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최 대행은 공수처와 대통령 사이의 업무 협의를 금지한 공수처법 3조 3항을 비롯한 여러 법적 쟁점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보수층이 결집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는 점에 대해서도 고무된 상태라고 한다.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에 합류한 보수 유튜버 출신 도태우 변호사와 최진웅 전 국정메시지 비서관 등을 통해 언론 대응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