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JMS 정명석, '여신도 성폭행' 징역 17년 확정

여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가 9일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사진 SBS 캡처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사진 SBS 캡처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는 이날 준강간·준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씨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원심의 유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2심 형량을 확정 지었다.

 
아울러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10년간 신상공개, 12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등도 유지됐다. 정씨의 성범죄 정황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2023년 3월)를 통해 널리 알려지며 주목을 받아왔다.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에피소드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예고편 캡처. 사진 넷플릭스

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의 에피소드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예고편 캡처. 사진 넷플릭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JMS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31),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2) 및 한국인 여신도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2022년 10월 구속기소 됐다. 피해자가 자신을 허위로 성범죄 고소했다며 경찰에 맞고소한 혐의(무고)도 받았다.

 
2023년 12월 1심은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 기준(징역 4년∼징역 19년 3개월)을 넘어선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종교적 약자로서 범행에 취약한 다수 신도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력 범행을 저질렀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겠다는 의지로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을 인신공격까지 했다”면서다.


 
지난해 10월 2심은 1심에서 주요 증거로 쓰인 피해자의 녹음파일을 증거에서 배제하면서 형량을 징역 17년으로 줄였다. 피해자 측이 녹음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처분하면서 대조할 원본 파일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일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1심 형량이 양형기준을 넘어선 점도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했다.

 
정씨는 이번 대법원 확정판결에 앞서서도 여신도 성폭행으로 징역형을 산 이력이 있다.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해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출소했다. 또, 지난해 5월 또 다른 여신도 2명을 대상으로 19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별도 재판도 받는 중이다.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의 여신도 성폭행 피해자인 메이플 씨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명석에 대한 대법원 17년형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의 여신도 성폭행 피해자인 메이플 씨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명석에 대한 대법원 17년형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JMS 피해자 22명”…메이플 “정의는 진짜 있다. 함께 싸울 것”

이날 선고 후 피해자 메이플씨는 서울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긴 싸움 끝에 드디어 답이 나왔고 ‘정의가 진짜 있구나’라고 알게 됐다”며 “제가 받은 상처 모든 것이 보상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 보장됐으니 그것만큼은 좋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날 함께 자리한 김도형 단국대 교수에 따르면 정씨에게 성폭행을 당해 고소·고발을 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22명이라고 한다. 메이플씨는 수사·재판 중인 다른 피해자들에게 “저도 끝낼 수 있었으니깐 끝낼 수 있다,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며 “저의 시간은 끝났지만 함께할 것이니깐 함께 끝까지 이길 거에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