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정부 총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12조8000억원 증가한 542조원이다. 총지출은 21조5000억원 늘어난 57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통합재정수지는 28조2000억원 적자를 보였다. 여기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 53조1000억원 흑자를 제외해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81조3000억원 적자였다. 2020년, 2022년에 이어 역대 3번째(1~11월 기준)로 큰 적자폭이다.
지난해 12월 수치를 더한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폭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12월은 부가가치세가 들어오지 않는 달이어서다. 김완수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당초 전망치(91조6000억원 적자)보다도 적자폭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법인세 등 국세가 예상보다 덜 걷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년(2023년) 기업 실적이 기대보다 부진했던 영향이 크다.
기재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가 73조9000억원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올해도 적자폭이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 세수 결손 사태가 또 벌어질 위험이 부각돼서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공시한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인데, 이는 증권가의 기대치(10조원 안팎)보다 크게 낮다. 그만큼 올해 삼성전자가 낼 법인세가 예상치 않게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이에 더해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조만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게 되면 정부 지출이 확대돼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110조원대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나라살림 적자가 이어지면 이를 메우기 위해 나랏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보다 4조1000억원 증가한 1159조5000억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