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현직 대통령 구속도 처음이지만 폭력 사태도 전대미문”

19일 주요 외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사실을 신속하게 전하면서 지지자들이 법원에 진입해 폭력 사태가 벌어진 상황도 자세히 다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텔레비전으로 관련 속보가 생중계 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텔레비전으로 관련 속보가 생중계 되고 있다. 뉴스1

 
AP 통신은 이날 새벽 법원이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수개월 또는 그 이상 장기 구금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 정문과 창문을 파손하며 시위를 벌여 약 90여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법원이 구금기간을 최대 20일 더 연장하면서 성난 지지자들이 폭력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AFP를 인용해 “법원이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윤 대통령의 구금을 연장해 지지자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며 “수백명의 시위대가 영장이 발부된 이후 법원에 진입해 수십년 만에 문민 통치를 유보하려는 시도로 한국을 최악의 정치적 혼란에 빠뜨린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지난달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구속된 인물”이라며 “그가 처한 곤경은 계엄령 선포와 중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격동의 한국 대통령 역사에 비춰봐도 극단적인 일련의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전 서부지법 외벽과 창문 등 시설물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전 서부지법 외벽과 창문 등 시설물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일본 언론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한 상황을 속보로 전했다. 공영방송인 NHK는 “윤 대통령이 향후 20일간 구속 조사를 받게 된다”고 설명하며 “현직 대통령 구속은 처음이지만 폭력 사태도 전대미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부 시위자들이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 서부지법 5~6층까지 침입해 내부 모습을 촬영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한국 법원행정처가 이번 사태에 대해 “법치주의에 대한 부정이자 도전”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유리창과 벽이 파손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유리창과 벽이 파손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일부 외신은 검찰 출신 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수감생활에도 주목했다. CNN은 “규정에 따르면 영장에 의해 구금된 피의자는 신체 검사를 받고, 머그샷을 촬영한 후 죄수복을 착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만둣국, 무말랭이, 배추김치:한국 지도자의 수감생활”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전직 검사로서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었던 윤 대통령이 이제는 공식 체포돼 혼자 감방에 갇혀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새로운 상황은 국가원수에서 탄핵된 대통령으로, 그리고 한국 형법상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수감자로 이어지는 그의 극적인 몰락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만둣국, 빵 또는 시리얼로 구성된 간단한 구치소 아침 식사를 위해 깨어날 것이다. 구치소 평균 식사 비용은 1.20 달러(약1700원)”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9일 윤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한국과 한국 국민들이 헌법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 국무부는 아울러 “미국은 한국과 한국 국민의 민주적 회복력을 확신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확고하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한·미)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도 한·일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이날 NHK 토론 방송에 출연해 “만일 정권이 바뀌는 일이 있어도 어떤 정권이든 일한관계 중요성은 변함 없다는 것을 제대로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