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들은 모두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접경 지역을 공격하며 납치했던 20~30대 여성들이다.
24세의 로미 고넨은 하마스가 364명을 살해했던 노바 음악 축제장에서 납치됐다. 무용수이자 안무가였던 고넨은 당시 친구들과 함께 차량을 타고 도주하던 중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후 그녀의 차량은 빈 상태로 발견됐으며 휴대전화 신호는 가자지구에서 마지막으로 감지됐다.
28세의 에밀리 다마리는 팔레스타인 국경에서 약 2km 떨어진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 내 자택에서 납치되었다. 이스라엘 아버지와 영국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인 그녀는 납치 당시 손과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알려졌다. AFP는 다마리가 영국에서 자랐으며,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토트넘 홋스퍼의 팬이라고 전했다.
31세의 동물병원 간호사 도론 스테인브레처 역시 크파르아자에서 납치되었다. 이스라엘·루마니아 이중국적자인 그는 하마스의 기습 당일 부모와 지인들에게 전화와 메시지로 자신이 납치됐음을 알렸다. 하마스는 작년 1월 스테인브레처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가자시티 서부 알사라야 광장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인질들을 넘겨받은 후 자국으로 이송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들이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이제 그들은 어둠에서 빛으로, 속박에서 자유로 나아가고 있다"며 석방을 환영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오늘은 기쁨과 위로의 날이자, 함께 회복과 치유의 여정을 시작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1단계 휴전 기간인 6주 동안, 인질 33명 중 3명이 석방됐으며 나머지 30명은 매주 토요일 차례대로 풀려날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합의 이전 기준으로 가자지구에 인질 94명이 남아 있으며, 이 중 34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인질 3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의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인 90명을 넘겨받았다. 석방된 수감자들은 여성 69명과 10대 소년 21명으로 구성됐다.
석방자 명단에는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고위 간부이자 팔레스타인 자치의회 의원을 역임한 칼리다 자라르(62), 하마스의 정치국 부국장이었던 살레 아루리의 여동생 달랄 카세브(53) 등이 포함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바이다는 인질과 수감자 교환 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인질들의 무사 귀환은 이스라엘 측이 합의를 준수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