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美 생산라인 확대 가능"...플래그십 전기차 세단 ES90 공개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베름되 아티펠라그 미술관에서 볼보 ES90을 선보이는 짐 로완 CEO.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베름되 아티펠라그 미술관에서 볼보 ES90을 선보이는 짐 로완 CEO.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일부 모델 생산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볼보자동차 짐 로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베름되 아티펠라그 미술관에서 열린 ‘볼보 ES90’ 공개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 국가와 자동차·반도체 등의 품목에 관세 부과 방침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대응책으로 생산라인 이전을 언급한 것이다.  

현재 유럽산 자동차는 미국 수출 시 2.5% 관세가 부과된다. 짐 로완 CEO는 “(관세율이) 10% 정도면 대처할 수 있겠지만 25%까지 올라간다면 수익 측면에서 한층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볼보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공장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XC60, XC90 등 일부 모델 생산라인을 옮겨서, 미국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 마시며 충전···1초 500조 연산 반도체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베름되 아티펠라그 미술관에서 처음 공개된 ES90. 사진 한국공동취재단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베름되 아티펠라그 미술관에서 처음 공개된 ES90. 사진 한국공동취재단

이날 볼보는 전 세계 미디어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플래그십 전기차 세단 ES90을 처음 선보였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에 이어 3년 만에 공개된 신차인 ES90은 볼보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았다. 독자적인 전기차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모듈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했다. 배터리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등 실용성도 챙겼다. 넉넉한 내부공간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대거 채택했다. 

ES90은 볼보 전기차 중 처음으로 800V 고전압 배터리 기술을 구현했다. 350kW급 충전기를 사용했을 때 10분 충전만으로 최대 300km를 달릴 수 있으며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700km에 달한다. 배터리 잔량이 10% 남았을 때 80%까지 20분이면 충전할 수 있다. 앤더슨 벨 기술 최고 책임자는 “당신이 잠깐 커피를 마시는 사이 차는 이미 충전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S90에는 브랜드 차량 중 처음으로 듀얼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이 탑재됐다. 이전 세대에 비해 컴퓨팅 성능이 8배가량 향상됐다. 베름되=이수민 기자

ES90에는 브랜드 차량 중 처음으로 듀얼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이 탑재됐다. 이전 세대에 비해 컴퓨팅 성능이 8배가량 향상됐다. 베름되=이수민 기자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도 장착했다. 자율주행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반도체로 듀얼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을 택했는데 이전 세대인 드라이브 AGX 자비에와 비교했을 때 컴퓨팅 성능이 8배가량 향상됐다. AGX 오린은 1초에 500조 회 이상 연산할 수 있다. 차량 손잡이 센서, 사이드미러 카메라, 레이더 등을 통한 정보를 인지하고 충돌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두뇌’가 똑똑해진 셈이다.  

자동 업데이트 ‘스마트카’

ES90은 볼보만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플랫폼인 '슈퍼셋 테크 스택'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스스로 새로운 기술을 업데이트 한다.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것과 비슷하다. 알윈 바케네스 글로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총괄은 “전기차에 있어 전기화 만큼 중요한 게 스마트화”라며 “올해 볼보차 250만대의 차량에 대해 무료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베름되에서 처음 공개된 ES90 내부. 넓은 실내 공간과 풍부한 인포테인먼트 및 사운드 시스템이 마련됐다. 사진 한국공동취재단

지난 5일(현지시간) 스웨덴 베름되에서 처음 공개된 ES90 내부. 넓은 실내 공간과 풍부한 인포테인먼트 및 사운드 시스템이 마련됐다. 사진 한국공동취재단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과 한국 소비자의 SUV 선호 극복은 숙제다. 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외형별 신차등록 비율은 SUV(47.6%)가 가장 높았다. 이어 세단(39.2%) 해치백(7%) 쿠페(1.9%) 컨버터블(1.8%) RV(1.4%) 왜건(0.8%) 픽업트럭(0.5%) 순이었다. 짐 로완 CEO는 “ES90은 패스트백, SUV의 장점을 세단에 결합한 새로운 클래스의 차”라며 “아시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